영상통화·화상회의 등으로 친숙해져…향후 기업 커뮤니케이션 변화 주도 기대
[데이터넷]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에서 활성화된 영상미디어가 기업 커뮤니케이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집중되지 않고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도구로도 활용됨에 따라 향후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보급과 LTE가 확산되면서 어디서나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개인만큼은 아니지만 기업에서도 영상(화상)회의를 통해 원거리에 있는 상대방과 미팅하는 모습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비교적 국토면적이 적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이미 영상통화처럼 영상회의가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일반화됐다. 이처럼 보편화되고 있는 ‘영상(화상)미디어’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과정을 짚어 보며,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본다.
개인·기업 커뮤니케이션 변화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개인 간(C2C: Customer to Customer) 커뮤니케이션은 20세기 후반부터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되는데, 그 티핑포인트는 정보화 혁명과 맞물려 있다.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한 PCS(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s)로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이동형 개인 휴대전화기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유선의 제약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모빌리티 혁신이 시작됐고, 전 연령대에 급속히 보급됐다.
2000년대에 들어 인터넷과 디지털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음성통화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커뮤니케이션이 PC 웹채팅, 휴대전화 SMS와 같은 문자전송으로 확대됐다. 음성통화에 비해 컴퓨터 또는 휴대전화기에 대화 기록이 남는 저장성이 큰 매력이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네이트온, MSN 메신저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2010년대에는 한층 진일보한 커뮤니케이션 변화가 발생한다. 바로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손안에 들어오는 모바일 기기로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와 와이파이(Wi-Fi)망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한층 확대된 네트워크 대역폭과 전송속도에 따라 음성통화, 문자메시지뿐만 아니라 이미지(사진, 이모티콘 등)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매체로 각광받게 됐다. 이 시기(2010년 3월경) 혜성처럼 등장해 단숨에 시장을 석권하고 국내 굴지의 IT 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톡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텍스트 전송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모티콘과 사진·영상 전송, 그룹 채팅 등의 강력한 기능을 토대로 현재까지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앱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1990~2010년대의 커뮤니케이션 변화는 C2C에서 활성화돼 주류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되면 자연스럽게 기업에서도 사내 업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도입됐다. 이는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 변화의 맥락과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등장은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에 큰 변화를 몰고 왔으며, 2010년대 스마트폰의 등장은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촉매가 됐다. 이전까지는 네트워크의 한계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장소나 속도에 대한 제약이 있었지만, 2011년 7월 LTE(Long Term Evolution) 상용화와 함께 언제 어디서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특히 기업은 그동안 누적된 커뮤니케이션 도구들 간의 통합인 UC(Unified Communicaiton)로 생산성 향상을 꾀하게 됐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전화, 팩스, 이메일, 메신저, 그룹웨어 등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020년 커뮤니케이션 키워드 ‘영상’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은 미디어 콘텐츠 소비의 형태에 따라 변화해왔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PC 통신(텍스트) → 초기 인터넷 웹사이트(텍스트+이미지) → MP3 음원(음성) → VOD(영상) → 스트리밍(영상) → 실시간 방송(영상)으로 콘텐츠가 변화해왔는데, 이를 통해 현재 콘텐츠 소비 형태로 2020년대 커뮤니케이션 키워드가 ‘영상’임을 쉽게 짐작 가능하다.
실제로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제공 기업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2위,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1위는 유튜브였으며, 2019 메조미디어리서치가 공개한 ‘미디어 이용 행태 및 광고 소비자 태도’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가 2018년 유튜브 1인 방송 소비가 늘었다고 답하는 등 전 연령대에서 미디어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영상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되는 예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19년 9월에는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G 서비스를 이용한 영상통화가 시작됐다. 그중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콜라(callar)’는 서비스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누적 통화 1억5000만콜을 달성하며 영상통화의 대중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대에는 기본 영상통화에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이 가미된 ‘하이퍼비디오콜(Hyper Video Call)’로 더욱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틱톡’이나 ‘스노우’ 등과 같은 영상촬영 앱을 통해 선보인 기능은 실시간 영상통화에 거부감 없이 쉽게 접목될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의 흐름을 이어왔듯이 2020년대 기업 커뮤니케이션 역시 영상을 매개로 전방위적 확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화상회의 대중화
대표적인 영상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화상회의는 다양한 협업 도구들과 연동으로 그 활용도를 더하고 있다. 글로벌 협업 도구인 슬랙(Slack)은 화상회의 줌(Zoom)과의 협력을 통해 텍스트 중심의 협업 한계를 극복하고, UCaaS(Unified Communication-as-a-Service)로 발돋움 하고자 하며, 화상회의와 협업시장은 2019년 60억 달러(약 7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된다(시너지리서치, 2019. 1. 30).
국내의 경우 알서포트가 2017년 출시한 클라우드 웹 화상회의 리모트미팅(RemoteMeeting)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개방성 높은 클라우드 방식으로 지스위트(G-Suite), 세일즈포스(Sales Force) 등 다양한 협업 도구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독자적인 미디어 서버와 UX, 안정성을 바탕으로 단숨에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인공지능(AI)을 발 빠르게 도입해 경쟁 제품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생산성 향상과 업무 효율 제고를 위해 화상회의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공공기관은 물론 IT 도입에 보수적이었던 제조업에서도 직접적인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에 따라 도입이 간편한 클라우드 화상회의 도입에 적극적이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국내 화상회의 시장은 약 15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지만, 향후 5000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상상담으로 고객지원까지
지금까지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에 제한해 변화해왔다면 기업과 고객(B2C) 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2016년 금융권 비대면 계좌 개설 허용을 통해 은행에 가지 않고 모바일에서 계좌 개설을 신청하고, 본인 인증을 위해 은행 상담사와 영상통화를 진행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영상통화와 본인인증을 위해 익숙해진 개인은 기업과 영상 커뮤니케이션에 거부감이 낮아져 B2C 고객지원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부 B2B에서만 실시되던 원격 영상상담을 대중에게 실시하고 있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은 수많은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하기 때문에 음성이나 텍스트, 이미지만으로는 정확한 고객지원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으며, 그로 인해 불필요한 출동이나 반복 작업 등 낭비 요소를 줄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2019년 5G 상용화와 모바일 기기의 상향평준화, 영상통화에 대한 거부감 감소 등 복합적 요소의 결합으로 고객지원에 원격 영상상담을 전격 도입했다.
원격 영상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사와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 모두 시간과 비용 절감은 물론, 음성과 텍스트에 비해 월등해진 정확도로 인해 문제 해결률이 크게 개선되고, 만족도 역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LG전자 외 보일러 기업, 통신사, 특수장비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영상을 이용한 원격 영상상담으로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조직 구성원 따라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바뀌어야
앞에서 지속 언급했지만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에서 활성화된 영상미디어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기존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으로만 도입되던 방식이 아니라 기업과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으로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 커뮤니케이션 변화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 100년간의 진화보다 지난 10년간의 진화가 더 큰 삶의 변화를 가져왔듯이 향후 10년간의 변화는 기업의 역할과 형태, 생존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숨 가쁘게 변하는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콘텐츠 소비 행태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야 할 것이다.
현재 90년대생들이 기업 구성원으로 진출했으며, 2000년대 밀레니얼 세대(또는 디지털본)도 곧 사회에 진출하게 될 것이다. 이를 예견한 것처럼 미국의 한 유명 CEO는 “조직 구성원의 30%가 새로운 세대로 바뀐다면, 기업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방식 또한 그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개인은 이제 더 이상 영상 콘텐츠 소
비자만이 아닌 공급자도 되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또한 AR·VR을 넘어 AI를 이용한 창조 영상까지 진화하고 있다. 물론 기업에서 실시간으로 이런 변화를 따라 잡기는 어렵다. 하지만 영상미디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잊지 말고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적극 활용할 시점이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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