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세계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나섰다. 접촉·대면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국내에선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서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일본은 지난 4월 초, 7개 지역에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비상사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으로 확대됐다. 그러다 4월 중순,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때부터 일본 정부에서 주문한 재택근무가 권장사항에서 근무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위해 원격제어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재택근무를 위해 원격제어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지만, 일본이 더 적극적이다. 국내 화상회의 원격제어 솔루션 기업 알서포트에 따르면, 지난 4월 2주차 일본에서 자사 원격제어 솔루션 신규 설치가 50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은 주로 화상회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반면, 일본 기업들은 원격제어 솔루션을 더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들이 화상회의 솔루션보다 원격제어 솔루션을 선호하는 이유는 일본 기업들의 IT 환경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열풍으로 대기업들이 차세대 IT시스템 전환에 나서고 있다. 클라우드를 도입해 그룹웨어, 문서,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을 웹브라우저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은 구글 드라이브 등을 통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 밖에서도 업무를 할 수 있도록 IT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은 IT 환경이 레거시 시스템 기반으로, 사내 구축형 솔루션을 사용한다. 따라서 외부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가상사설망(VPN) 등에 추가 투자를 해야 한다. 이 경우 장비 설치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러나 원격제어 솔루션을 사용하면 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일본은 문화 특성상 신기술에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며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해결을 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검증된 기술 도입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대부분의 기업 IT환경이 레거시 시스템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들이 원격제어 솔루션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철저하게 공과사가 구별되어 업무에 필요한 모든 것은 회사가 구매한다. 재택근무 시 필요한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의 오피스 SW도 회사에서 모든 직원에게 구매해줘야 한다. 그러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오피스 SW 라이선스를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특히 수백명, 수천명 단위의 직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중견기업, 대기업의 경우 부담은 더 커진다. 또 SW 특성상, 코로나19가 종결되더라도 회수하기 어렵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원격제어 솔루션. 다른 PC에서도 특정 PC 환경에 접속할 수 있는 원격제어 솔루션을 사용하면 추가적으로 오피스 SW 라이선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사무실 PC에 설치된 SW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오피스365 뿐만 아니라 전문직에서 사용하는 포토샵, 캐드 등의 SW 라이선스 금액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른다”며 “이보다 훨씬 저렴한 원격제어 솔루션을 통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과사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는 일본 문화로 인해 생긴 흥미로운 일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일본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거나 통신 요금을 내주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영업사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직원들의 명함에 개인 번호가 아닌 사무실 전화번호를 기입한다. 철저하게 업무와 사생활이 구분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 기업 알서포트 또한 일본 지사 직원들 약 30여명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거나 통신요금을 내줬다.
이렇듯 일본에 진출한 원격제어·화상미팅 솔루션 기업들이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알서포트는 “4월 초, 일본 대표 파트너사가 이틀 만에 한 달 치 목표 매출을 달성했다”며 “코로나19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SW 구매율이 높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정 기간 무료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해도, 일본에서는 무료로 쓰는 곳보다 구매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SW시장이 우리나라보다 8배 큰 이유이기도 하다. 대신 솔루션을 판매하는 기업의 책임은 더 커진다. 일본에서 무료로 SW를 사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 때문이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일본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만약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물을 곳이 애매한데, 비용을 지불해서 솔루션을 사용하면 책임소재가 명확해지기 때문에 SW 구매율이 높다”고 전했다.
화상미팅 솔루션 사용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은 업무 계획을 세울 때 보통 플랜비(B)까지 준비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다음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다. 화상미팅 솔루션도 하나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 두 개를 이용한다. 한 솔루션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미리 구매해 둔 다른 솔루션을 사용한다.
시간이 갈수록 일본은 화상회의 건수보다 회의 시간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본 내에서 확진자가 1만명을 기록하기 이전에는 화상회의 시간보다 건수가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이후에는 회의시간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곧 화상회의 솔루션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화상회의 솔루션 사용이 폭증했을 때는 건당 회의시간이 짧았다. 화상회의를 길게하지 않았거나 테스트만 한 것”이라며, “이제는 기업들이 화상회의 솔루션 사용 적응을 완료했고,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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