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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서포트 소식/알서포트 언론보도

[월간노동법률] 재택근무 솔루션 기업이 체득한 ‘재택근무로 살아남기’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는 클라우드 재택ㆍ원격근무 솔루션 전문기업인 알서포트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월 28일부터 재택근무 솔루션을 무료 제공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 전까지는 가장 성공한 SW수출 기업으로 특히, 일본에서 매출의 절반이상을 올리는 아는 사람만 아는 B2B 기업이었다.

많은 기업이 그렇듯 알서포트도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2월 말부터 임직원 감염 예방과 방역을 위해 본격적인 전사 재택근무에 들어다. 당시 주변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재택근무 솔루션 회사는 어떻게 재택근무를 하는가?'였다. 이에 관리자 시각에서 준비 과정부터 현재 진행 중인 과제까지 이해하기 쉽도록 시간 순서대로 풀어보고자 한다.

1단계 : 재택근무 준비하기

재택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의 준비 사항이 있다.

첫번째, 효과적인 업무 진행 프로세스 수립

자칫 프로세스 수립을 IT솔루션 도입으로 단순화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IT솔루션은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도구이지 프로세스 자체로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

알서포트는 연구개발 중심 회사이기에 개발자 중심의 업무 흐름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남길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다양한 IT도구를 혼합해 오랜 기간 적용과 폐기를 반복한 끝에 지금과 같은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었다. 참고로 알서포트가 사용 중인 업무 도구를 나열하면, 일감의 이력관리를 위한 Redmine, 프로그램 개발 협업 도구 GitHub, 업무 플로우 도구 Trello, 개발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도구 Slack, 전사 메신저 HangOut, 문서 공유 도구 Google Drive 등이 있다. 그리고 재택근무 중심에는 화상회의 리모트미팅(RemoteMeeting)과 원격제어 리모트뷰(RemoteView)가 있다.

대부분 오픈소스 기반의 무료 서비스다. 물론, 고기능의 유료 버전이 있지만 무료 버전에서 제공하는 기본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업무 도구로써 역할을 하니, 아직 사용해 보지 못한 기업이 있다면 조금의 커스터마이징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재택근무 표준 마련

첫번째와 같이 프로세스를 잘 수립했더라도 참여하는 직원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또는 다른 환경과 다른 마음으로 업무에 임한다면 같은 결과를 볼 수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표준'이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표준화하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표준화하고, 재택근무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표준화해 공통의 기준을 마련했다. 업무를 일단락하고 다음 단계로 전달할 때, 육하원칙을 비롯해 상세히 기술할 수 있도록 지침(문서화 표준)을 정했고, 재택이 가능하도록 노트북과 VPN을 제공(환경 표준)하며, 입사 시부터 재택근무라는 것이 휴식이 아닌 근무라는 마인드셋(마음가짐 표준) 교육을 이어왔다.

마지막 세번째, 리허설

IT도구를 이용해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표준 마련을 통해 업무 커뮤니케이션도 문제가 없는데 늘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면, 지금까지 준비한 것들이 재택근무 중에 효율적인지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것이 불필요한지 알기 어렵다.

알서포트는 다행히도 수시로 재택근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다. 미국, 중국, 일본에 해외 지사와 고객사가 있어 휴일이나 근무 시간 외에도 업무를 해볼 수 있었다. 해외 고객사에서 접수된 긴급한 장애 대응이나 On-Premise 상품 구축을 위한 기술 지원, 해외 지사 엔지니어들과의 협업 등으로 재택근무 환경을 경험하고 꾸준히 재택근무에 대한 내공과 기존 체계에 대한 고도화를 지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재택근무 환경을 본격적으로 적용해야 할 큰 사태가 벌어졌다. 바로 코로나19 사태다.

2단계 : 재택근무 결정하기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 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알서포트도 재택근무에 대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 필자가 책임지고 있는 연구개발본부에서는 재택근무 시행 시 업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그룹으로 나누어 단계적 재택근무 실시를 고려했었다.

● Now : 중ㆍ장기 프로젝트 연구원, 검증 및 POC 인원 등 당장 산출물이 없는 그룹

● Next : 긴급 업무가 적거나 매출 관여도가 낮은 제품 담당 그룹

● After Next : 핵심 제품 담당 및 근거리 거주자, 각 프로젝트 PM 그룹

어렵게 고민한 단계적 실시 방안이었지만, 결국 전사 동시 재택근무라는 결단을 내리고 2월 25일부터 최소 필수 인원을 제외한 재택근무가 실시됐다. 10여명을 제외한 전사 직원의 95%가 일괄적으로 재택근무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고객과 약속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업데이트, 대규모 프로젝트로 구축형 사업이 진행 중인 클라이언트 등 '안 그래도 빡빡한 일정 덕에 하루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가며 업무를 진행하는데, 재택근무로 납기 일정이 소화가 가능할까?'가 가장 큰 이슈였다.

이런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었던 것은 더 큰 대의적 명분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첫째, 탁상공론보다 현장에서 경험하자. 둘째, 재택ㆍ원격근무 기업이 재택근무를 해봐야 한다. 이 두 가지였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오는 법,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대형 재난 사고라는 위기가 분명하지만,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전사적 재택근무를 언제 해볼 수 있을까 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3단계 : 재택근무 실행하기

준비를 마치고 조직적인 프로세스가 마련돼 있어 업무 흐름에는 큰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재택근무를 처음 접하는 직원들은 근무 중이라는 것에 대한 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보였다.

단적인 예로, 구성원들의 반응 속도 즉 피드백에 걸리는 시간이 지극히 빨라졌다. 사무실 근무 중에는 업무 몰입과 잦은 회의 등으로 인해 메일 회신에 최소 2~3시간은 소요되는 것이 다반사였지만, 재택근무 실시 후에는 길어야 10분 이내면 회신이 됐다. 재택근무 중 노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강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 1주차에는 관리자도 구성원도 다소 어수선하고 부적응 상태로 적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필자도 사내를 오가면서 업무 담당자들에게 직접 묻고 확인하던 방식에서 온라인으로만 커뮤니케이션을 하자니 업무 파악이 쉽지 않았다. 특히나 각 팀장들과 함께 하는 주간 회의의 경우 '관객 없이 노래하는 느낌'처럼 참여자들의 리액션과 전달력에서 현실감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보고하는 내용도 잘 들어오지 않고 보고서도 눈에 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회의 효과가 반감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1주차의 혼란기를 지나 2주차 적응기가 되니 업무 스타일이 재택근무에 맞게 서서히 바뀌었다. 회의 현장에서 처음으로 듣고 보던 보고 내용을 이제는 회의 전날 미리 읽어 보고 궁금한 부분을 따로 정리해 두는 식으로 회의 준비를 하니, 전주와 달리 회의 효과가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점이 2주차에서 가장 크게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1주차 때는 본부 책임자였던 필자를 중심으로 한 회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회의에 몰입할 수 없었지만, 2주차 회의에서는 참여자 모두 동등한 준비를 하니 회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즉, 그동안 본부장인 본인을 중심으로 한 회의에서 보고 받기만 하던 습관이 재택근무 방식에 방해가 됐고, 구성원 모두가 평등한 회의가 이뤄질 때, 재택근무 효과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었던 것이다.

각 프로젝트별로 진척 현황들에 대해서 재택근무 전 만큼이나 파악할 수 있게 됐지만, 구성원 개개인들의 업무 진도 현황에 대해서는 아직도 현실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3주차 발전기가 되니 각 프로젝트들도 정상 궤도에 올라 순항하고 구성원들도 변화된 근무 환경에 적응을 완료한 것은 물론, 오히려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자발적으로 찾아가고 있었다.

연결된 업무 관계자들과의 원활한 협업을 위해 스스로 슬랙(Slack)이나 구글시트(Google Sheet)를 활용해 출ㆍ퇴근을 남기는 근태 관리를 행하고 팀장, PM들과 수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 물리적 거리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루고 있었다.

4주차 촉진기에는 늘 사무실에 출근하는 각 프로젝트 PM을 중심으로 Always On Communication(메신저, 화상회의 등)을 유지해 재택근무 전과 차이 없는 업무 속도, 아니 그 이상의 속도와 결과물을 보여주게 됐다. 어떤 구성원의 "퇴근할 때 1초 밖에 안 걸려요!"라는 말에 담긴 것처럼 재택근무 전 출퇴근에 들어가던 에너지를 재택근무 중에 모두 쏟아내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출도 어려운 상황이 되다 보니, 직원간의 교류, 스킨십 등을 그리워하는 감동(?)적인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4단계 : 재택근무 후 결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재택근무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일정관리는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었다. 물론, 중ㆍ장기 연구 과제들의 경우 다소 미진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재택근무를 통해 업무 몰입도가 높아진 실무 개발자들의 속도는 더욱 향상됐고, 고객과 약속된 납기 일정은 단 하루의 지연도 발생하지 않았다.

약 1개월간의 전사 재택근무를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을 구분해서 정리해 보면 이렇다.

○ 회의ㆍ면담 시간 감소

○ 관리자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 개선

○ 직원 관리 불안감 해소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역시나 불필요한 시간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체감하게 됐다. 조그마한 이슈에도 회의를 소집하고 구성원들과 개인 면담을 진행하는 등 크게 생각하지 못했던 시간이 1/3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업무나 결과물에 전혀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알게 모르게 책임자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던 프로세스나 보고, 업무 방식은 모두가 엔드포인트가 되는 재택근무 방식으로 변화하는 데 장애물이다. 관리자인 필자 또한 재택근무에서 하나의 엔드포인트가 되려면 자연스레 자기중심적 환경을 탈피할 수밖에 없었다. '보고 받기'보다 '소통'을 찾아다니고, 도구에 올라가 있는 일감을 찾아다니면서 금새 현황을 파악해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많은 관리자들이 호소하는 스트레스 중에 하나가 바로 불안감이다. 진행 중인 업무들이 연속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새로운 구성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며, 현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등등 구성원과 업무에 대한 매니지먼트 불안감이 대부분이다. 그 근간에는 구성원이 부족하다는 잠재적인 생각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재택근무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하며, 목표를 달성한 결과를 보니, 관리자가 진 불안감은 노파심이었다는 반성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5단계 : 재택근무 후 과제

재택ㆍ원격근무에 대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재택근무 시 직원 평가는 어떻게 하느냐?'다. 여기에는 평가 방식의 변화를 제안하고 싶다.

평가 방식의 변화

○ 전통적인 평가 방식 탈피

○ 측정 가능한 정량 평가 방식으로 전환

○ 산출물에 대한 기준 정의

위의 3가지 탈피, 전환, 정의가 알서포트가 가고자 하는 평가 방식의 변화다. 앞서 수차례 이야기한 것처럼 관리자 중심의 업무 방식에서 각 구성원 모두가 동등한 엔드포인트가 되는 재택근무 방식에서는 관리자의 정성 평가로 점수를 가감하는 방식은 기업과 직원 모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 모든 평가는 수치화가 가능한 정량 평가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가 대상이 사람에서 산출물로 변화해야 하며, 산출물에 대한 기준 또한 명확히 정의해 구성원 모두에게 충분한 공감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철저한 문서화

○ 커뮤니케이션과 이슈에 대한 명료한 기록

재택근무 중 순식간에 늘어나는 다방면, 다발적 커뮤니케이션은 한 번만 타이밍을 놓쳐도 이슈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과 이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관리자, 특히 중간관리자는 수시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중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어와 문장 등을 명료하게 기록해야 한다. 철저한 문서화라는 두 가지 과제는 알서포트가 앞으로 해결해야할 재택근무 시대의 숙제이기도 하다.

이어서 언급할 세 가지 과제는 연구개발본부장인 스스로가 해결하고 싶은 숙제다.

3개월 이상 장기 재택근무 시

○ 재택근무 환경으로 인한 인간ㆍ사회 관계 변화를 주목하고 변화에 맞는 문화 구축

○ 장기 재택근무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제품의 고도화

○ 우수한 지방 근무자 충원

재택근무를 통해 겪은 예상 밖의 경험은 장기간 고립된 환경에서 업무에만 몰두하다 보니 다수로부터 인간관계 회복을 바라는 불만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재택근무 솔루션을 고도화할 때는 재택근무에 저변을 이해한 철학을 담아야 사용자에게 꼭 맞는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재택근무 솔루션 기업인 알서포트가 재택근무로 살아남기 위해 어떤 과정을 지나 왔는지를 소개했다. 2015년부터 '1주 1출'을 목표로 프로세스와 IT도구를 융합해 체계를 잡아왔으며, 코로나19로 긴급해진 사태를 극복하고자 과감히 전사 재택근무를 빠르게 결정했고, 시행착오를 거쳐 1개월 간 안정적인 재택근무를 진행했다. 재택근무 문화와 업무 방식을 정착시키는 것을 넘어 100% 일정 준수라는 만족스러운 결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이제 비상 시 뿐만 아니라, 상시 근무 문화 중 하나로 재택근무를 활용하기 위해 평가 방식을 변화하고 재택근무를 위한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까지 도달했다.

알서포트는 초기 '1주일에 하루만 출근하는 회사(1주 1출)' 목표를 상향 조정해 '한 달에 하루만 출근하는 회사(1월 1출)'를 만들고자 한다. 이제까지 노력으로 출근이 일상이 아닌 이벤트가 되는 회사가 되기 위한 발판은 더욱 탄탄해 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출근과 재택을 선택하는 근무 문화가 점차 정착될 것이다. 재택근무 도입을 넘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을까'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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