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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서포트 소식/알서포트 언론보도

[블로터] "기업용 클라우드 SW, 최소 한중일은 단일 시장으로 봐야 지속 가능"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를 오랜만에 인터뷰했다. 2015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알서포트와 서형수 대표가 B2B 소프트웨어를 넘어 B2C 서비스 영역으로 의욕적으로 영역을 확장하던 때였다. 기업들이 쓰는 원격 제어 소프트웨어를 '주특기'로 하던 알서포트는 게임 SNS인 '게임덕'까지 선보이는 꽤 파격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기자의 기억에 서형수 대표는 한국 B2B 소프트웨어 시장은 시스템 통합(SI) 작업이 많고, 제값도 받기 힘든 환경이라, B2C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보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가장 잘하는 원격 제어 기술을 B2C서비스에도 적용한 만큼,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와 관련한 얘기들을 몇번에 걸쳐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여러 차례 기사로도 다뤘다.

기자는 알서포트의 B2C 프로젝트가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담당 분야에 소속까지 바뀌면서 서 대표에 대한 기억은 게임덕으로 대표되는 B2C 서비스로 분위기 반전에 꾀하려 하던 것에서 멈춰져 있었다.

그러다 거의 4년반만에 서 대표를 다시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이다. 첫 질문은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기억으로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게임덕의 '안부'였다.

서 대표에 따르면 알서포트는 2015년 9월 게임덕을 오픈한 이후 거의 2년반 동안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수익을 내지 못해도 투자를 멈추치 않았다. 1~2년 투자하고 성과가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게임덕은 그러지 못했다. 자금 수혈을 계속 필요로 했다. 하지만 대기업이 아닌 알서포트로선 투자를 계속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딱 2년반까지였다. 알서포트는 2018년 게임덕 사업을 접었다.

당시 상황을 전하는 서 대표의 표정엔 아쉬움이 엿보인다. 하지만 B2C 사업을 통해 얻은 것도 많음을 빼놓지 않는다. 그는 "게임덕을 통해 B2B 소프트웨어 사업을 B2C 서비스처럼 하는 방법을 배웠다.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는 마케팅은 물론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유연하게 바꾸는 계기가 됐다. 고객을 바라보면서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점도 체감했다"라고 강조했다.

게임덕은 접었지만 B2C 사업 자체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다. 알서포트는 여전히 개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PC와 태블릿에 띄워 원격제어할 수 있는 솔루션인 모비즌을 유료와 무료 버전으로 제공하고 있다. 서 대표는 "모비즌 사용자수는 1억명을 넘어섰고 유료 서브스크립션이 광고 매출보다도 많다"라고 전했다.

클라우드 기반 재택근무 솔루션으로 한중일 모두 공략

알서포트는 창업 초기부터 한국을 넘어 일본까지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펼쳐왔다. 일본에서 나오는 매출이 한국을 넘어선지 오래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매출 280억여원 중 160억원을 일본에서 거둬들였다.

서형수 대표는 "파트너들에게 제공하는 간접 매출 기준이 160억원이다. 고객에게 전달된 금액 기준으로 치면 일본 매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B2B 소프트웨어에 B2C 마케팅 스타일을 버무려 가치를 끌어올렸고 공급 업체(벤더)로서의 역할도 강화했다"라고 말했다. 파트너에 의존하는게 아니라 벤더가 주도하는 비즈니스를 구축했다는 얘기다. 서 대표는 이 같은 프로세스를 구축하는데 게임덕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100%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만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서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 그는 "일본은 SI 프로젝트에 따르는 인건비가 한국보다 3배 이상 비싸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온프레미스(내부에 시스템을 직접 구축해 쓰는 방식) SI가 사라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알서포트는 원격 제어 소프트웨어 기술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서 대표가 요즘 자주 쓰는 문구는재택근무다. 재택근무를 확실하게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이 알서포트의 정체성이다. 이를 위해 알서포트는 밖에서 회사에 있는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원격 제어 서비스, 회상 회의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주52시간 근무 같은 사회적인 제도 변화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가 맞물려 채택 근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관련 솔루션 수요도 늘고 있다. 서 대표는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제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라며 "일본에 이어 중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7월쯤에는 웨비나 서비스도 시작한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방식 보다는 비접촉, 비대면을 기반으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폐쇄적인 형태의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한다. 서 대표는 "원격 교육 서비스 시장이 의외로 크다"라며 재택근무를 넘어 '언택'(Untact) 솔루션의 부상을 강조했다.

서 대표 얘기를 들어보면 알서포트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완료했다. 한국에선 구축형 소프트웨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큰틀에선 이미 클라우드 퍼스트 소프트웨어 기업이 됐다.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서도 중량급 화두다. 하지만 사업성 측면에선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 이와 관련해 서 대표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는 최소한 한국 외에 일본과 중국은 단일 시장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시장은 B2B 클라우드로 연매출 100억원 넘기기 어렵다"라며 "한국, 중국, 일본은 모두 국내 시장으로 보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알서포트는 재택근무 솔루션과 AI 기술과의 접목도 본격화했다. AI와 관련해 서 대표는 실용주의자다. 처음부터 직접 만들기 보다는 이미 나와 있는 AI 솔루션을 자사 서비스에 잘 녹여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AI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AI를 활용해 화상화의 서비스인 리모트미팅에서 희의록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기능을 구현했다. AI를 통해 기능을 차별화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delight@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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