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서포트 권영주][컴퓨터월드]
최근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로 유명해진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는 지금 가장 핫(hot)한 IT기술이다.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세기의 대국 결과는 4대 1로 알파고의 우승이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4차 산업혁명, 인간의 자리를 위협한다?
알파고 개발자에 따르면, 알파고의 바둑 학습 시간을 인간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1,000년이라고 한다. 사람이라면 1,000년이 걸릴 100만 번의 대국을 4주 동안 단 1초도 쉬지 않고 학습해 모두 소화, 결국 인간을 이긴 것이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인공지능·로봇기술 등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앞으로 5년 안에 5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향후 로봇이 대체할 직업이 무엇이고 대체가 어려운 직업은 무엇인지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고, 이를 기준으로 앞으로 인간이 가져야 할 직업에 대한 가치를 저울질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기술의 지능화 추세는 더욱 빠르게 진전될 것이다. 자동화·지능화된 기술과 인간이 동시대를 살아가게 되는 시대를 앞두고, 인간에게 있어 기술이 담당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소비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첨단기술 따라가기 바쁜 인간
글로벌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는 지난 2015년 10월에 열린 ‘심포지엄 IT엑스포 2015’에서 ‘2016 10대 전략기술 트렌드(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16)’를 공개했다.
▲ 가트너 2016 10대 전략 트렌드
내용 중 가트너는 ‘스마트 기계(Smart Machines)’ 카테고리 내 기술로 만물 정보와 진보한 머신러닝, 그리고 지능형 기기를 내세웠다. 스마트 기계에서 제시하는 이 세 가지 기술은,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게 되면 그것을 분석하고 적용하는 머신러닝을 통해 지능형 기계로 다가서게 된다는 의미다. 머신러닝의 발전은 스마트 기계가 할 수 있는 행동 영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고, 인공지능 로봇이나 무인자동차, 가상비서 서비스 등 다양한 지능형 디바이스의 구현을 가능케 한다.
또한 이 심포지엄에서 가트너의 데이비드 설리 부사장은 “지능형 기기를 활용해 많은 일들을 IT기기에 맡기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작업에 집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미국 퀴즈쇼에서 인간을 상대로 우승했던 인공지능을 개발한 IBM 왓슨의 수석 부사장은 컴퓨터의 역사 자체가 인간이 수동적으로 하던 작업을 자동화하는 과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19세기 산업혁명을 통해 면직물 생산 공정에 있어 단순 작업을 기계에게 맡기게 되고 난 후, 창의력이 요구되는 디자인의 입지가 높아지게 됐다. 인공지능의 발달 또한 마찬가지다. 프로그램으로 처리할 수 있는 알고리즘에 의한 작업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인간은 그 작업을 하는 대신에 생각하는 힘이 요구되는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기술과 인간의 전문화된 분업을 통해 이전보다 더욱 효율적인 일처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능형 기기와 같은 첨단 IT기술이 주는 편익을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일까? 지금 당장 나에게 ‘알파고’가 배달됐다면, 설명서를 보고 쉽게 조작해 내가 필요한 자동화 작업에 이를 활용할 수 있을까? 내 손에 첨단기술이 적용된 기기가 쥐어진다 해도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그것이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라고 한들 나에게 어떤 편익을 줄 수 있을까?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IT기술, 당신은 기술 부유층인가?
헨리 포드의 자동차부터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을 거쳐 최근의 가장 진보한 머신러닝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기술이 눈앞에 보이기 전에는 그것을 상상하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미리 원할 수도 없었다. 앞으로는 사용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을 만나게 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빛의 속도로 진화하는 IT기술은 인간이 꿈도 꿔보지 못한 생활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러나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의 발전은 기술 편익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져왔다. 이제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 작업을 하는 기계가 아니라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능으로까지 고도로 진화됐다. 기술이 장착된 기계를 구입하면 누구나 똑같은 효용을 누릴 수 있는 기술이 가져다주는 평등이란 개념은 현실과 거리가 멀어졌고, 기술을 인간이 얼마나 잘 받아들여 사용하느냐에 따라 기술이 주는 편익의 정도가 불평등해지는 세상이 왔다.
기술이 가져온 불평등의 결과로, 기술 트렌드 수용 정도에 따라 <표>와 같이 세 가지 계층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 <표> IT기술 트렌드 수용도 따른 계층 구분
소위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라 불리는 소수의 ‘기술 부유층’은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또다른 신기술을 도입하지만, 대다수의 ‘기술 중산층’은 편익의 일부만 경험하면서 부유층의 트렌드를 따라가느라 쩔쩔매고 있다. 이보다 더 힘든 환경에 있는 ‘기술 소외층’은 첨단 기술을 접해보지도 못하거나 바라만 보는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앞서 말한 세 가지 계층을 중심으로 ‘기술이 주는 편익의 체감 정도’와 ‘기술 트렌드의 수용 정도’의 상관관계를 예측해보면 <그림>과 같은 결과를 그려볼 수 있다.
▲ <그림> IT기술 트렌드 관련 체감과 수용의 상관관계
● 기술 부유층으로 갈수록 기술의 편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 스마트폰 같이 이미 널리 상용화된 기술이라도 어떤 계층이 활용하느냐에 따라 편익의 체감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 기술 부유층이 주도하는 기술 편익의 재분배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기술 소외층이나 기술 중산층과는 다른 트렌드 속에서 다른 경험을 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기술의 발달로 인한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일자리 500만 개가 없어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기술 발전 속도를 뒤따라가느라 바빠서 그 실체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소외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1차적으로는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2차로 기술 트렌드를 먼저 수용한 인간이 그렇지 못한 인간을 소외시키는 기술 편익의 불평등 속에서 인간은 기술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점점 앞서가는 기술과 다양한 계층의 인간이 동시대를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기본에 충실한 사용자 중심 기술, 기술의 가치 더하는 사용자 원격지원
가트너가 발표한 하이퍼 사이클 가설에 따르면 신기술이 개발돼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총 5단계를 거치게 된다. 초기혁신기에서 출발해 과잉홍보기, 좌절회의기, 계몽부흥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고도생산기에 도달한다. 마지막 단계인 고도생산기는 기술이 좌절과 계몽 단계를 지나 성공적으로 시작에 적응함으로써 보편성과 안정성을 갖추게 되는 시기다. 기술이 인간에게 파급돼 인간과 친해지기까지는 이만큼 여러 단계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를 거치는 동안 기술이 인간과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도록 인간의 적응을 지원하는 기본에 충실한 기술이 필요하다. 바로 사용자를 지원하는 ‘원격지원’ 기술이다. 원격지원은 신기술 사용자가 그 기술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그 편익을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 어디서든 원격 연결을 통해 사용자를 지원하기 때문에, 기술 소외층까지 접점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지원방법이다.
유명한 천재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인간은 다른 인간을 위해 세상에 존재한다. 남들을 위해서 산 삶만이 가치 있는 삶이다. 개인의 삶은 다른 생명들의 삶을 좀 더 고귀하고 아름답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때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빌려, 기술이 해야 할 역할을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술은 인간을 위해 세상에 존재한다. 인간을 위해서 기능하는 기술만이 가치 있는 기술이다. 기업의 기술은 인간이 하는 일을 좀 더 유용하게 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때만 의미가 있다.’
눈앞에 놓인 알파고 서 말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에게, 원격지원은 그것으로 구슬을 꿰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미래에는 기술이 다른 기업과 인간에게 기여하고자 하는 가치가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다른 경쟁기업과 구별되는 유일한 기준이 될 것이다. 바로 그 정점에 원격지원 기술이 있다.
<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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